Page 81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P. 81
태고록 上 81
을 마시는 사람이 차고 따뜻함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거늘 한번
웃어 보십시오.
조주스님은 ‘없다’라는 말로 천하 납승들의 눈을 열어 주었는
데 개천당에는 지금 몇 사람의 납자가 있으며,그 눈이 어떤지 저
는 모르겠습니다.그 중에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이가 있으면 나는
그를 위하여 다음의 게송을 읊습니다.
만 가지 일 모두 버리고
조주의 관문을 뚫어야 하리
아무것도 모르는 곳까지 참구해 가면
그것은 그대로 드러나리라.
放下萬事端 須度趙州關
參到百不會 便是露團團
그대로 이렇게만 해나가면
잠깐 사이에 의심덩이 부수리니
납승의 집안일이
이렇게 한가하고 편안하리.
直截如斯去 須曳破疑團
衲僧家中事 如是乃安閑
섣달 그믐날
깨끗한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어울려 축하하네만
어찌 스스로 즐거워함만 하리오.
臘月三十日 亦可爲精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