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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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97


               결정코 말하노니,그대는 의심치 말라
               지혜로도 알기 어렵고 지식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네.



               빛을 돌이켜 비추어 보아도 더더욱 아득하고
               당장 그대로 알았다 해도 자취를 남기며

               그 까닭을 물어도 더 크게 어긋나니
               움직이지 않아 여여함은 굳은 돌과 같으리.



               모든 것 놓아버리고 망상을 피우지 않으면
               그것이 여래의 크고 원만한 깨달음일세
               오랜 겁 중의 그 어느 때,이 문을 나왔던고

               잠시 지금의 이 길에 떨어져 머무르고 있네.



               이 암자는 본래 태고라는 이름이 아닌데
               오늘이 있으므로 태고라 하네
               하나 속의 모두[一切]이며 많음[多]속의 하나이나

               하나라 해도 맞지 않되 항상 분명하여라.



               모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여
               흐름 따라 변하는 곳 모두가 그윽하니
               그대 만일 나에게 산중 경계 물으면

               솔바람 시원하고 달은 시냇물에 가득 찼다 하리라.


               도도 닦지 않고 참선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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