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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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갑인 납월 16일 경효대왕(敬孝大王)

                    수륙법회에서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하다











               스님께서 법좌에 올라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죽비를 들고 탁
            자를 한 번 내리치고는 말씀하셨다.
               “승하하신 대왕 각경선가는 아십니까.모르겠으면 내 말을 들

            으십시오.이 별[星兒]은 무량겁의 전부터 지금까지 밝고 신령하
            고 고요하고 맑으며,분명하고 우뚝하며 넓고 빛나서 온갖 법문과

            온갖 지혜와 온갖 방편과 온갖 훌륭함과 온갖 행원(行願)과 온갖
            장엄이 다 이 한 점(點)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 한 점은 6범에 있다 해서 줄지도 않고 4성에 있다 해서 늘

            지도 않으며,4대가 이루어질 때에도 늘지 않고 4대가 무너질 때
            에도 줄지 않는 것으로서 지금 이 회암사에서 분명히 제 말을 듣

            고 있습니다.
               말해 보십시오.이 법을 듣는 그것은 범부인가 성인인가,미혹
            한 것인가 깨달은 것인가.산 것인가 죽은 것인가,없는 것인가

            있는 것인가.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탁자를 한 번 내리치고는,“그 자리[當
            處]를 떠나지 않고 항상 맑고 고요하나 그대가 찾는다면 보지 못

            할 것이오”하고 죽비를 내던지고는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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