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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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록 143


               금을 쌓아 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미련한고
               뼈를 깎으며 생(生)을 꾸려 가는 것 진정 슬퍼라

               흙을 떠다 산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분주 떠는 일이요
               표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진실로 그릇된 생각이다
               고금에 그 많은 탐욕스런 사람들

               지금에 이르러서도 조금도 알지 못하는구나.
               眨眼光陰飛過去 白頭換却少年時
               積金候死愚何甚 刻骨營生事可悲

               捧土培山徒自迫 持蠡酌海諒非思
               古今多少貪婪客 到此應無一點知



               3.
               얼마나 세상 티끌 속에서 빠져 지냈나

               백 가지 생각이 마음을 얽어 정말로 시끄러운데
               5온(五蘊)의 빽빽한 숲은 갈수록 우거지고
               6근(六根)의 어두운 안개는 다투어 나부끼네

               명리를 구함은 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 같고
               성색에 빠져 즐김은 마치 게가 끓는 물에 떨어지는 듯하다

               쓸개가 부서지고 혼이 나가는 것 모두 돌아보지 않나니
               곰곰이 생각하면 누구를 위해 바빠하는가.
               幾多汨沒紅塵裏 百計縈心正擾攘

               五蘊稠林增蓊鬱 六根冥務競飄颺
               沽名苟利蛾投焰 嗜色滛聲蟹落湯
               膽碎魂亡渾不顧 細思端的爲誰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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