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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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나옹록
소나무․잣나무 사이의 맑은 샘물은 뼛속까지 차구나.
안심사(安心寺)에서
갑자기 안심사에 와서 이삼 일 동안
몸과 마음을 쉬고 양주(襄州)로 향하니
도인의 자취를 뉘라서 찾을 수 있으랴
동해의 바위 곁에서 마음대로 노닌다.
늦가을에
한 줄기 가을바람 뜰안을 쓰는데
만 리에 구름 없어 푸른 하늘 드러났다
상쾌한 기운이 조금 진해지니 사람들은 쾌적함을 스스로 느끼
는구나
눈빛은 차츰 맑아지고 기러기 줄지어 날아간다
밝고 밝은 보배 달빛은 가늠하기 어렵고
역력한 보배 산들은 세어도 끝이 없다
모든 법은 본래부터 제자리에 놓여 있으니
창문에 가득한 가을빛은 청홍(靑紅)이 반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