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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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나옹록


                 하안거 해제에



               90일을 묶였던 발이 오늘 아침에 끝나니
               3개월 동안의 안거(安居)는 찾아도 자취 없네
               노주(露柱)*와 등롱(燈籠)*은 남북으로 떠났으나
                         39)
                                      40)
               석호(石虎)는 여전히 고봉(高峰)에서 싸우네.





                            ․
                 신설(新雪)2수


               1.
               마른나무에 꽃이 피니 겁(劫)밖의 봄인데

               산과 강은 한 조각의 흰 눈덩이다
               신광(神光:이조 혜가)이 오래 서서 마음을 편히 하였다지만
               오늘 아침 뼈에 스미는 추위만 하겠는가.



               2.

               산과 강이 한 조각의 흰 눈덩이라
               동서남북으로 조사 관문 꽉 막았네
               어젯밤에 보현(普賢)보살이

               흰 코끼리를 거꾸로 타고 아미산에 내려왔네.




            *노주(露柱):불당이나 법당 밖 정면의 좌우에 세우는 두 기둥.
            *등롱(燈籠):법당 앞에 불을 켜기 위하여 쓰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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