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송 193
진헐대(眞歇臺)
진헐대 안의 경치가 어떠한가
온갖 봉우리들 모두 이리로 향해 오고
누대 앞뒤에는 맑은 바람 떨치는데
그늘이 엷거나 짙거나 하루종일 한가하네
스님네는 쌍쌍이 왔다 또 가고
새들은 짝을 지어 갔다 돌아오는데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았으면 걸림 없이 트이나니
물색과 산빛은 담을 씻듯 서늘하도다.
한가한 때 감회를 읊다
40년 전에 두루 돌아다니면서
천태(天台)와 남악(南嶽)에 자취를 남겼거니
지금에 냉정히 앉아 생각해 보면
천하의 총림들이 두 눈에 텅 비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