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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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195


                 모기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 못하네
               부디 남의 소중한 물건을 탐하지 말라

               뒷날에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목단



               꽃 중의 왕이 두세 떨기 다투어 피었는데
               다른 꽃들 위에 뛰어나 완연히 다르다

               그러나 어찌 저 남전(南泉)의 꿈에 보였던 것만이야 하랴
               눈을 뜨기 전에 붉은 빛이 뚫고 들어오네.





                 작약



               영롱한 그 자태에 어느 것을 견주리
               붉고 흰 꽃빛이 창에 가득 비치었네

               반쯤 피어 입을 열고 웃는 웃음은
               온 하늘 온 땅에 짝할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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