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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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191


                 죽순(竹笋)



               하늘 기운 뜨거운 한여름철에
               처음 돋는 죽순은 본래 티끌을 떠났다
               용허리의 비늘을 벗겨 모두 감추고

               봉의 부리는 털을 헤치고 제 몸을 그대로 드러낸다
               푸른 잎에 빗소리는 묘한 이치 말하고

               파릇한 가지에 바람소리는 깊은 진리 연설한다
               이로써 갑자기 영산(靈山)의 일을 기억하나니
               잎새마다 풀잎마다 새롭고도 새로워라.





                 새로 지은 누대[新臺]



               새로 지은 높은 누대,그 한 몸은 고고하니

               고요하고 잠잠하여 도에서 멀지 않다
               멀리 바라보이는 뭇 산들은 모두 이리로 향해 오는데

               가까이 보면 많은 숲들은 가지 늘이고 돌아온다
               모든 독짐승이 마음으로 항복하는 것을 보매
               자주 오는 한가한 새들은 구태여 부를 것 없네

               만물은 원래부터 이미 성숙했거니
               어찌 그리 쉽사리 공부를 잃게 하랴.



               만 겹의 산 속은 고요하고 잠잠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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