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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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나옹록


            를 시험하고,그것을 공부선(功夫選)이라 하여 임금이 친히 나가
            보셨다.

               스님은 향을 사른 뒤에 법좌에 올라 말씀하셨다.
               “고금의 격식[窠臼]을 모두 부수고 범성(凡聖)의 자취를 다 쓸
            어버리며,납자의 번뇌[命根]를 끊어 버리고 중생의 의심을 떨어

            버린다.잡았다 놨다 함이 손안에 있고 신통 변화는 작용[機]에 있
            으니,3세 부처님이나 역대 조사님네나 그 규범은 같도다.이 법
            회에 있는 여러 스님네는 사실 그대로 대답하시오.”

               그리하여 차례로 들어와 대답하게 하였는데,모두 몸을 구부리
            고 땀을 흘리면서 모른다고 하였다.어떤 이는 이치는 알았으나
            일에 걸리기도 하고,혹은 너무 경솔하여 실언하기도 하며,한마

            디하고는 물러가기도 하였으므로 임금은 매우 불쾌한 빛을 보이
            는 것 같았다.

               끝으로 환암 혼수(幻庵混修)스님이 오자 스님은 3구(三句)와 3
            관(三關)을 차례로 묻고,법회를 마치고는 회암사(檜岩寺)로 돌아
            가셨다.

               신해년(1371)8월 26일에 임금은 공부상서 장자온(工部尙書 張
            子溫)을 보내 편지와 도장과 법복과 발우를 내리시고는 ‘왕사 대

            조계종사 선교도총섭 근수본지 중흥조풍 복국우세 보제존자’로 봉
            (封)하시고,동방 제일 도량인 송광사(松廣寺)에 계시라고 명하셨
            다.

               임자년(1372)가을에 스님은 우연히 지공스님이 예언하신 삼산
            양수(三山兩水)를 생각하고 회암사로 옮기려 하였는데,마침 임금
            의 부름을 받고 회암사 법회에 나아갔다가 임금께 청하여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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