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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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나옹록
그 고을 사람들은 오색 구름이 산꼭대기를 덮는 것을 보았고,
화장하고 뼈를 씻을 때에는 구름도 없이 사방 수백 보에 비가 내
렸다.사리 155개가 나오니 거기에 기도하고 558개로 나누었다.
사부대중이 재 속에서 그것을 찾아 감추어 둔 것만도 부지기수였
다.신령한 광채가 나다가 3일 만에야 그쳤다.
석달여(釋達如)는 꿈에 화장하는 자리 밑에 용이 서려 있는 것
을 보았는데,그 모습은 말과 같았다.초상 배가 회암사로 돌아올
때에는 비도 오지 않았는데,물이 넘쳐흘렀다.사람들은 그것이
여룡(驢龍)의 도움이라 하였다.
8 월 15일에 회암사 북쪽 언덕에 부도를 세우고 정골사리(頂骨
舍利)는 신륵사에 두었다.화장을 하고 석종(石鍾)으로 덮은 것은
감히 잘못되는 일이 있을까 하여 경계한 것이다.
이 일이 조정에 알려지자 조정에서는 선각(禪覺)이라 시호를
내리고,신 색(穡)에게는 글을 지으라 명하고,신 중화(仲和)에게는
단전액(丹篆額)을 쓰게 하였다.
신이 삼가 생각을 더듬어 보니,스님의 휘(諱)는 혜근(惠勤)이
요,호는 나옹(懶翁)이며,본래 이름은 원혜(元惠)이다.향년(享年)
57 세,법랍(法臘)은 38세이며,영해부(寧海府)사람으로 속성은 아
(牙))씨다.아버지의 휘는 서구(瑞具)로서 선관령(膳官令)을 지냈고,
어머니 정(鄭)씨는 영산군(靈山郡)사람이다.
정씨는 꿈에 황금빛 새매가 날아와 머리를 쪼며 갑자기 오색빛
이 찬란한 알을 떨어뜨려 품안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기를 가
져 연우(延祐)경신년(1320)1월 15일에 스님을 낳았다.스님은 스
무 살에 이웃 동무가 죽는 것을 보고 여러 어른들에게 죽으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