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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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21


                 자조(自照)



               바다 같은 삼천세계 본래 다른 것 아니라
               탁 트이고 신령스레 통함에 어찌 차별 있으랴
               과거도 없고 현재도 없으며 짝할 것조차 없어

               밤을 빼앗는 찬 빛은 많던 적이 없었네.





                 정암(晶菴)



               아침해가 동쪽 바닷문으로 나오려 하매
               방 하나는 고요하여 다르고 같음이 끊겼네

               산하대지가 역력한데
               여섯 창 안팎에는 맑은 바람 스친다.





                 묵운(黙雲)



               침침하고 적적하여 다니는 자취 끊어졌는데
               어찌 동서와 남북의 바람을 가리랴

               저 집에 말할 만한 것 없다고 말하지 말라
               때로는 저 큰 허공을 모두 휩싸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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