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나옹록
중암(中菴)
동서와 남북의 길이 서로 통했고
네 벽은 영롱하여 묘하기 끝이 없네
여덟 면이 원래 막히지 않았거니
여섯 창에 호젓한 달은 맑은 하늘 비추네.
성곡(聖谷)
범부를 뛰어넘어 들어가는 그곳을 누가 따르리
시냇물은 잔잔히 골짝 속으로 흐른다
근진(根塵)을 단박 벗어나 한번 몸을 뒤집으면
천만 그루 소나무 그늘 아래서 마음대로 노닐리라.
무실(無失)
형상을 떠난 그 자체,원래 공(空)하여
부딪치는 사물마다 그 작용 끝이 없다
또렷하고 분명하나 자취 끊겼고
언제나 역력하여 절로 서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