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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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17
고산(杲山)
금까마귀 날아올라 새벽 하늘 밝았나니
온 땅의 묏부리들 푸른 빛이 역력하다
번쩍이는 그 광명에 항하사 세계가 깨끗한데
전령(翦嶺)에서 우는 원숭이 소리는 무생(無生)을 연설한다.
심곡(深谷)
누가 아주 먼 저쪽까지 갈 수 있나
조각 구름 동문(洞門)앞에 가로 걸렸네
그 가운데 훌륭한 경계를 아는 사람은 없고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이 푸른 냇물을 희롱하네.
역연(歷然)
또렷하고 분명하여 감춰지지 않았나니
푸른 것은 푸르고 긴 것은 길다
확신하고 의심 없이 한번 몸을 뒤집으면
고개 끄덕이며 즐거이 고향에 돌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