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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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나옹록


                 영적(永寂)



               먼 과거로부터 돌아다니다 이 생까지 왔지만
               고요한 그 바탕[正體]은 자유자재하였나니
               티끌겁 모래겁이 다하면 무엇 따라 변할까

               이승에나 저승에나 스스로 다닐 뿐.





                 추풍(秋風)



               만 리 먼 하늘에 구름 모두 흩어지고
               서쪽에서 오는 한 줄기 바람 가장 맑고 시원하다

               그로부터 변방의 기러기는 하늘 끝을 메우고
               중양절(重陽節:9월 9일)흰 국화는 눈과 서리 원망하리.





                 명통(明通)



               쓸 때는 모자람이 없으나 찾아보면 자취 없고
               모나고 둥글고 길고 짧음에 응용이 무궁하다

               사물마다에 분명하건만 누가 보아내는가
               영원히 당당하여 옛 풍모를 펼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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