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P. 225

게 송 225


                 견실(堅室)



               활활 타는 겁화(劫火)에도 항상 스스로 안정되어
               허공을 싸들여 그 안에 두었나니
               티끌세계 모래세계가 끝나더라도 바꿀 수 없고

               겁겁에서 끊임없이 불어온 영원한 서리와 바람에 뼈가 시리다.





                 무변(無邊)



               동서남북에 네 경계가 없거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알 수 없어라

               경계가 끊어진 곳에서 몸을 뒤집어 버리면
               천 물결 만 물결에 한 몸을 나타내리.





                 유봉(乳峯)



               밝고 맑은 한 모양을 누가 알 것인가
               우뚝 솟아 높직이 하늘에 꽂혀 있네

               물과 달이 어울려 되었으며 모양 아닌 모양인데
               그 견고함이야 어찌 쌓인 티끌 같으리.
   220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