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나옹록
축운(竺雲)
총령(叢嶺)서쪽 너머 이름난 땅에
한 조각 상서로운 연기가 허공을 메웠는데
그로부터 한없이 많은 보살들이
오색 광명 가운데서 옛 풍모를 얻었다.
허암(虛菴)
사방에 원래 한 물건도 없나니
어디다 문을 낼지 알지 못하네
이 조그만 암자는 텅 비어 있어
밝은 달 맑은 바람이 흰구름을 쓸도다.
준산(峻山)
기이한 바위가 높이 솟아 하늘에 닿는데
층층이 포개진 것,공겁 전부터이다만
만 길 되는 이 벼랑에 누가 발을 붙이리
수미산과 오악(五岳)도 겨루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