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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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27
고담(古潭)
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몇 해나 지났던가
맑고 깊고 밑이 없어 공겁보다 먼저이다
매번 큰 물결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이와 같이
맑고 고요하며 가득히 고여 그 자체 완전하네.
형철(冏徹)
아주 깨끗한 빛이 만상을 삼킨 가운데
천지가 하나로 합해져 서쪽도 동쪽도 없네
맑고 뛰어난 점 하나,사람들의 헤아릴 바 아니나
길고 짧고 모나고 둥글음에 자재하게 통한다.
한극(閑極)
무심하고 자유로운데 누구와 함께하리
허공을 휩싸들여 그 작용 무궁하다
문득 따뜻한 바람을 만나 노닐다 흩어지나니
또 어떤 물건을 잡아 진종(眞宗)이라 정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