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나옹록
횡곡(橫谷)
봉우리 끝에 있다가 굴속에 있기도 하여
돌아오는 새들도 여기 와서는 길을 분간하지 못한다
갑자기 두루미를 짝하여 바람 따라 나나니
만 골짝 천 바위도 가까이에 있지 않네.
월당(月堂)
바다 문 동쪽에서 달이 날아오르니
고요한 방에 네 벽은 텅 비었네
뉘라서 빛과 그림자를 분명히 분간하랴
여섯 창이 전부 다 주인공이라네.
무급(無及)
차례를 싹 잊어 바탕이 그대로 드러났거니
무엇 하러 수고로이 깨치는 곳을 두랴
안도 밖도 중간도 텅 비어 트였는데
백추(白槌)를 들고 불자 세우며 부질없이 법문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