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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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29
복우(伏牛)
채찍으로 때려도 가지 않고 야단쳐도 가지 않나니
공겁 전에 배불리 먹고 이미 주림 잊었음이라
널따란 땅에서 편히 잔 지 몇 해나 되었던가
한 빛깔 분명하여 온 세상에 드물어라.
인암(刃菴)
칼집에서 나온 취모검을 누가 감히 당하랴
이 집에서는 위험하여 간직하기 어려웠네
저 철 눈에 구리 눈동자를 가진 사람에게 맡기니
한 주먹에 열어제치매 눈과 서리 가득하네.
계봉(雞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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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곳에서 옛 도풍을 잘못 전하니
깊숙이 은거하는 맨 꼭대기는 네 겹으로 되어 있는데
음광(飮光:가섭)의 그 자취를 뉘라서 찾으리
꼭대기에는 서리가 깊어 길이 통하지 않네.
*계봉(雞峰):인도 마가다국에 있는 계족산(雞足山).가섭이 죽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