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 나옹록
우매(友梅)
같은 마음 묘한 뜻을 누가 기뻐하는가
눈 속의 맑은 향기,방에 새어 들어온다
난간 앞의 소나무와 대나무만이 유독히
그와 함께 찬 서리를 견딘다.
서봉(西峰)
동쪽에서 솟은 해는 어디로 가는가
남쪽 산이 아니면 북쪽 산이리
아무리 가 보아도 다른 길이 없거니
금년에도 또 꼭대기의 광명을 보노라.
현기(玄機)
알면서 거두지 않는 것이 큰 흔적 되나니
마주치자 꺼내 보이는 것이 돈오(頓悟)의 근기니라
어찌 강을 사이 두고 가로 달리는 자같이
지금까지 자취를 길이 남겨 두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