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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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존자 삼종가 339


            선이나 도란 원래 억지로 한 말이거니
                원래부터 묘한 도는 본래 그러한 것을
                본래 그러한 묘한 도를 뉘라서 만들어내리
                영원히 홀로 높아 천지보다 먼저 있는데.

            비구니는 여인으로 된 것임을 진실로 알면
                파랑 노랑 빨강 하양은 그 누가 만든 건가
                봄이 오면 예와 같이 복숭아꽃 절로 붉어
                모든 것이 분명하거니 왜 깨치지 못하는가.

            저곳으로 가기 위해 걸음 옮기는 수고랑 말라

                너나 나나 이제껏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을
                처음도 끝도 없고 멀거나 가까움도 없어
                본래 그러한 묘한 도는 바탕이 비어 있네.





            부처도 없고
                중생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지만
                집어 오는 모든 물건 다 기틀이라
                본래의 그 면목은 원래부터 차별 없다.

            마구니도 없으니
                부처와 중생과 마구니
                산과 강,모든 만물들
                앓는 눈의 헛꽃 같구나.

            마구니도 부처도 뿌리 없는 눈[眼]속의 헛꽃인 것을

                이 뜻을 알지 못한들 또 어떠랴
                모든 것은 다 나머지 물건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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