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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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나옹록
형상도 없고 이름도 없네.
마음이든 성품이든 원래 반연의 그림자라
마음과 법은 본래 형체와 그림자 같아
한낮의 형체와 그림자는 걸음걸음 서로 따르나
앞 경계 없어지면 그림자도 따라서 사라진다.
만일 누구나 여기에 의심 없으면
들고 오는 물건마다 모두 다 기틀이다
세계마다 티끌마다 오로지 묘한 바탕이거니
어찌 수고로이 밖을 향해 귀의하랴.
신령스런 자기 광명 언제나 빛나리
한 줄기 찬 기운이 두렷한 거울 같아
삼라만상이 모두 그 앞에 나타나니
삼라만상은 진실로 거울의 그림자다.
도(道)라고도 하고
도는 형상 없으며
큰 도는 원래 이름도 없다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끊어지는 것도 아니라
처음도 끝도 없어 겁 밖에 평등하다.
선(禪)이라고도 하나
우는 아이 달래나니
동남에도 있지 않고 서쪽에도 있지 않은데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노란 잎사귀 붙들고서
불자들은 승당 앞에서 벽을 향해 앉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