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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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111
러 모두 붓을 놓고 말았다.아마도 이 경계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경계가 아니었기에 한마디도 붙일 수 없었던
것이리라.
그러나 이장자(李長者:通玄)의 화엄론(華嚴論)은 화엄법계에
들어가서 문장을 해석했기에 마치 해와 별처럼 명백하고 얼음 녹
듯 의심이 없다.몸소 확연한 인연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
럴 수 있겠는가?
77.대혜스님이 찾아다닌 여러 선지식
선주(宣州)명적 정(明寂紹珵)선사는 낭야(瑯琊慧覺)․설두(雪竇
重顯:운문종)․천의(天衣義懷:운문종)등 선배 큰스님들을 두루
찾아뵙고 시봉하면서 법문을 청하였다.세상에 나와서는 흥교 탄
(興敎坦)스님의 법제자가 되었는데 탄선사도 낭야선사의 법제자이
다.후일 태평주 서죽사(瑞竹寺)로 옮겨 서당(西堂)에 거처하였는
데,스님(대혜)이 처음 행각할 때 그를 찾아가 설두선사의 ‘염고(拈
古)’․‘송고(頌古)’에 대하여 가르침을 청하였다.소정선사는 스님
에게 화두를 들게 하고,모든 것을 스스로 보고 스스로 말하도록
하였을 뿐 그의 말은 조금치도 빌려주지 않았다.스님이 옛 성인
들의 미묘한 종지를 깨치자 소정선사는 대중 앞에서 스님은 부처
님이 다시 온 사람이라고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님은 그 후 다시 영주(郢州)대양사(大陽寺)에 가서 원(元)수
좌,동산 미(洞山道微)스님,견(堅)수좌 등을 참방하였는데,도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