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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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부용(芙容道楷:조동종)선사 회중에 수좌로 있었으며 견수좌
는 그곳 시자로 10여 년을 지낸 스님이었다.스님은 세 분 아래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조동(曹洞)의 종지를 모두 깨쳤다.그곳에서는
법을 주고받을 때,모두가 팔뚝에 향을 피워 함부로 법통을 전수
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하였는데,스님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선
(禪)에 전수할 법이 있다면 불조가 스스로 깨치셨다는 법은 무엇
인가 하였다.그래서 그곳을 떠나 담당선사에게 귀의하였다.
어느 날 담당선사가 스님에게 물었다.
“너의 코는 어째서 오늘 반쪽이 없느냐?”
“ 보봉(寶峰)문하에 있습니다.”
“ 엉터리 참선꾼이군!”
또 어느 날 시왕전(十王殿)상을 단장하는 곳에서 물었다.
“이 관리의 성씨는 무엇인가?”
“ 양씨(梁氏)입니다.”
이 말에 담당선사는 손으로 자기의 머리를 매만지면서 말했다.
“양씨인데 복두(幞頭)가 적은 것을 어찌할꼬?”
“ 비록 복두는 없지만 코는 비슷합니다.”
“ 엉터리 참선꾼이군!”
한번은 경을 보고 있는데 물었다.
“무슨 경을 보느냐?”
“ 금강경 입니다.”
“ 금강경 에서는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다고 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