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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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사람인가?”
               “ 흥원부(興元府)사람입니다.”

               진정스님이 두 손을 활짝 펴 보이면서 물었다.
               “내 손은 어찌하여 부처님의 손을 닮았지?”
               스님이 어찌할 바를 모르자 진정스님은 말을 이었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하나하나 또박또박 대답하다가도 ‘부처님
            손……’이야기만 나오면 곧장 막혀 버리니 병통이 어디에 있다
            생각하느냐?”

               “ 저는 모르겠습니다.”
               “ 눈앞에 있는 그대로가 완전한데 더 이상 누구를 통해서 알려
            하느냐?”





               4.은혜를 잊어버린 자/선섬(善暹)선사



               섬(善暹)선사는 오랫동안 설두 현(雪竇重顯:980~1052)스님에
            게 공부한 분이다.설두스님이 금아사(金鵝寺)의 주지로 추천하려
            하니 섬스님은 이 말을 듣고는 밤에 몰래 방장실 벽 위에 게송을

            써 놓고 도망쳐 버렸다.


                 조사의 등불을 이을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영남 혜능에게 끼지 못할 나의 도가 부끄럽기 때문이오

                 삼경 달빛 아래 암두산을 떠나갈 제
                 말없이 돌아보는 푸른 산에 그리운 마음뿐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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