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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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들을 정리하다가 그 두 글자가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서
야 비로소 그것이 자신에 맞는 예언임을 알게 되었다.
8.걸림 없이 제방의 사견을 비판하다/진정 극문선사
진정(眞淨)화상이 동산사(洞山寺)에서 물러 나와 절강(浙江)지
방에 돌아다니다가 저주(滁州)낭야 기(瑯琊起)화상의 처소에 이르
자 대중이 소참 법문을 청하였다.이에 진정스님은 아무 거리낌없
이 제방의 이견과 사견을 맹렬히 비난하고 법좌에서 내려오며 기
스님을 보고 말하였다.
“주지가 여기 이렇게 있으니 새삼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 스님 말씀이 맞습니다.”
두 사람은 마주보며 크게 웃고 나갔다.
9.참선할 마음이 있는 사람을 거두다/섭현 귀성(葉縣歸省)선사
섭현 성(葉縣歸省)화상은 냉엄하고 담담하여 납자들이 어려워
하였다.부산 원(浮山法遠:운문종)스님과 천의 회(天衣義懷:운문
종)스님이 대중승으로 있을 때 특별히 그를 찾아갔는데,때마침
눈보라가 치는 차가운 날씨였다.귀성화상은 그들을 욕하며 쫓아
내고 심지어는 객승의 숙소[旦過寮]까지 찾아와 찬물을 끼얹어 옷
을 흠뻑 적셔 놓았다.이에 다른 스님들은 모두 성을 내며 떠나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