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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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는 어찌하여 오온이 공함을 터득하여
계빈왕의 칼날에 봄바람 가르듯 목이 잘렸는고?
비온 뒤 복숭아꽃 이리저리 떨어져
흐르는 개울물을 온통 붉게 물들였네.
尊者何嘗得蘊空 罽賓刃下斬春風
桃華雨後恣零落 染得一溪流水紅
총림에서는 앞다투어 이 송을 애송하였다.
현스님은 조주스님이 오대산 노파를 감파한 화두를 들어 송하
였다.
빙설미인,그 모습 기막히게 아름다운데
옥피리 들고 다니며 항상 사람에게 불어 준다
그 가락에 미인의 마음 한없이 설레어
동군(봄바람)에게만 첫 가지를 허락하였네.
氷雪佳人貌最奇 常將玉笛向人吹
曲中無限華心動 獨許東君第一枝
묘희스님은 이 게송을 보고서 매우 칭찬하였다.
“운분 노스님에게 이런 아들이 있었다니…….황룡스님의 법이
아직은 땅에 떨어지지 않았구나!”
선배들이 후진을 이끌어 주는 일을 보건대,공론(公論)으로 하
였지 애초에 종파를 나누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