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P. 111
총림성사 上 111
62.불성 법태(佛性法泰)스님의 염고(拈古)
불성 태(佛性法泰)스님은 용아(龍牙居遁:835~923)스님이 취
미(翠微無學)스님과 임제(臨濟義玄)스님에게 물었던 ‘조사서래의(祖
師西來意)’공안을 들어 송하였다.
자경(子卿)이 선우(흉노의 우두머리)에게 허리 굽혀 예를 올리
지 않고
끝까지 한나라의 절개를 지켰네
날씨가 추운 뒤에야 소나무의 절개를 알고
어려운 일을 겪어야 바야흐로 대장부를 알아볼 수 있는 법.
子卿不下單于拜 始末常遵漢帝儀
雪後始知松栢橾 事難方見丈夫兒
그의 말은 간절하고도 분명하다 할 만하다.내 지난날 옥궤산
(玉几山)에 있을 무렵 불조(佛照)스님께서 이 송을 들어 말할 때에
는 으레 두번 세번 칭찬하면서 “이것이야말로 고칙(古則)을 송하
는 격식이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다.뒤에 그의 어록을 보니 ‘노
파가 조주스님의 죽순을 훔치다’는 화두에 붙인 송도 있는데 이것
을 좋아한다.
앵두 갓 익고 울타리에 죽순 돋을 때
숲 속에서 두 도인 서로 만나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른 법령을 시행하니
이익을 얻었다는 것은 이익에 빠진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