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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披簑側立千峰外引水澆蔬五老前
또다시 설법하였다.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렸다 하는 잘못은 눈뜨고 침상 위에다
오줌싸는 격이요,현성 공안을 함부로 쓰는 것은 꾀 많은 계집아
이가 정조를 잃은 격이라,도무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것이
며,신령한 거북이가 꼬리를 질질 끄는 일이다.‘마음도 아니요 부
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라’함은 허공에 못질하는 것이요,부서
진 집을 떠난다 해도 오히려 썩은 물속에 잠겨 있는 용과 같은 꼴
이다.깊은 물을 쏟고 높은 산을 무너뜨리는 한마디를 어떻게 말
할까?거령(巨靈:黃河의 水神)이 손을 올리는 것은 대단찮은 일,
화산(華山)을 천겹 만겹 산산조각 냈어야 하리.”
후일,수암(水菴師一)스님은 한 스님이 이 법문 거론하는 걸 보
고서 손을 이마 위에 얹고 먼 곳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이 일은 남녀 등의 상(相)에 관한 것이 아니다.수많은 대장부
들이 10년이고 5년이고 대중 가운데 살며 캐 보아도 알지 못한
경지이다.그는 비록 여인이지만 대장부의 일을 해낸 듯하니,수
많은 엉터리 장로들보다도 훨씬 낫다.”
9.간당 행기(簡堂行機)선사의 살림살이
간당 기(簡堂行機)선사는 처음 요주(饒州)완산사(莞山寺)에 주
지로 있었는데 17년 동안 화전을 일구어 밭갈이를 하면서 갖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