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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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31


                 如見復如亡 相逢咲幾場
                 此間無首尾 尺寸不須量

                 欲識東坡老 堂堂一丈夫
                 近來知此事 也不識文書


               당시 소동파도 유배지에 있었다.소자유가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져 그가 사는 곳을 ‘동헌(東軒)’이라 이름 지었다는 말을 듣고

            시를 지어서 놀려 주었는데,“동헌 장로를 수북히 담아 왔다[盛取
            東軒長老來]”라는 구절이 있다.소자유가 이에 대하여 답하였다.

               “설령 수북히 담아 와도 아무 쓸모 없고 설당(雪堂)엔 원래부터
            노스님이 계셨다[縱使盛來無用處 雪堂自有老師兄].”
               또 한번은 도연명(陶淵明)시에 화운(和韻)하였다.



                 중원 땅에 불법이 전해지자
                 유학자들은 얘기하는 것마저 부끄러워하였지만
                 그 공덕 보이지 않는 가운데 펼쳐 있으니
                 어찌 그 당시를 저버릴 수 있었겠나

                 이곳은 더러운 풍습으로 뒤범벅되어
                 흐리멍덩히 이름 없는 스님들이
                 살림살이나 토닥거리며 가산만 지키려 하니

                 사람으로 하여금 앉아서 의심하게 만드네

                 술 고기 나쁜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생사를 떠난다고
                 우리 민 땅엔 이런 풍조 만연하여
                 불사란 생각할 수조차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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