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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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칠민(七閩)땅에서 거짓으로 미친 사람 행세를 하며 때로
            는 술집에 들어가고 때로는 고기전에 들어가니,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짐작하지 못하였으나 함께 참례하던 목암 영(木菴永)스님만
            은 만날 때마다 반드시 스승처럼 그를 섬겼다.한번은 다음과 같
            은 대중법문을 하였다.

               “이 한 뙈기 밭을 너희들은 한번 말해 보아라.천지가 나누어
            지기 전에는 어디에 있었느냐?당장에 이를 깨치면 이 안분상좌를
            꼼짝 못 하게 하겠지만 만일 머뭇거리거나 헤아려 본다면 천리

            만리 날아가는 흰구름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다.”
               갑자기 주장자를 뽑아 들고 후려치면서 대중을 모두 쫓아 버렸
            다.

               또 한번은 이렇게 말하였다.
               “15일 이전엔 하늘의 별들이 모두 북극성을 떠받치고 15일 이

            후엔 이 세상의 물이 모두 동쪽으로 흘러간다.이전이니 이후이니
            하는 것을 뽑아 버리니,가는 곳마다 지방의 말씨가 다르더구나.”
               이어 손가락을 꼽으면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하고서,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 형제들이여,말해 보라.오늘이 며칠인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우리 가게에선 일전 한푼도 안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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