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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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47
“그대가 검관(劍關)을 나오기 전에 몽둥이 30대를 맞았어야 하
는 건데.”
“ 스님께 폐 끼치기에 딱 알맞습니다.”
묘희스님은 그에게 능가실(楞伽室)에 숙소를 정하도록 하고 매
우 극진한 대접을 하였다.뒤에 큰 사찰의 주지를 두루 지냈으며,
만년에는 칙명으로 경산사(徑山寺)의 주지가 되어 줄곧 9년 동안
머무르면서 항상 화엄경 으로 불사를 하였다.
소흥(紹興) 경진년(1160)에 창포전(菖蒲田)에서 입적하였는데,
경산사의 도독(塗毒智策)스님에게 영결을 고하자 도독스님이 물었
다.
“스님께서는 언제 가시렵니까?”
“ 물이 흐르는 곳에 자연히 도랑이 생기는 법이다.”
그리고는 옷을 갈아입고서 단정히 앉아 열반하시니,그 해 12
월 8일이다.열반하려는 차에 문도가 게를 청하자 큰 글씨로 써
주었다.
천 마디 만 마디 법문이
모두가 허튼 소리
나에게 한마디 있으니
죽은 뒤에 들어 보이리라
千偈萬偈 總是熱荒
我有一句 死後擧揚
도독스님이 급히 감(龕)을 받들고 경산사로 돌아와 법당의 정침
(正寢)에 안치하고 7일 후에 당대 장례 법식에 따라 다비하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