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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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65
당시 사람들은 회암스님이 부질없이 그를 인가한 것이 아니라고
들 하였지만,한편으로는 자비를 실천하신 설당스님께서 남긴 음
덕이라 하겠다.
28.강원에 있는 원오스님에게 처음 행각을 권하다/
승상 범백재(范伯才)
원오(圜悟克勤)스님이 처음 성도(成都)강원에 있을 때,승상 범
백재(范伯才)가 스님의 그릇이 비범함을 보고서 장편의 글을 지어,
그에게 남방으로 행각의 길을 떠나도록 격려해 주었는데 그 글은
다음과 같다.
물을 보려거든 더러운 연못물을 보지 말라
더러운 연못물에 사는 고기와 자라는 천하기도 하다
산을 오르려거든 낮은 산일랑 오르지 말라
낮은 산엔 초목마저 드물다
물을 보려거든 곧장 넓은 바다를 보고
산을 오르려거든 곧바로 태산 정상에 올라가거라
얻은 바 적지 않으려니와 보는 바 드높으리
이처럼 힘을 다함이 헛노력이 아니라
남방엔 다행히도 부처 뽑는 곳 있나니
그곳에서 오묘한 뜻을 깨침이 좋으리라
후일 큰그릇 되어 무너진 기강 바로잡는다면
대장부 출가의 뜻 저버리지 않게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