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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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面前合掌 背後搥胸


               이 게송을 전해 들은 이는 모두 크게 웃었다.
               보숭스님은 어릴 때 시에 대하여 공부를 많이 하였는데 한번은

            여산(廬山)삼협교(三峽橋)에 제(題)를 지어 붙였다.


                 쓸쓸한 자갈길 푸른 솔밭 둘러싸이고
                 산허리엔 홀연히 흐느끼듯 한 바람소리 불어제끼고

                 추위 속에 앉았는데 저문 하늘엔 눈 내리려 하고
                 인적이 고요한데 산 숲엔 범종소리 울려 온 듯

                 가파른 절벽 위엔 천고의 맑은 물이 쏟아지니
                 수백 길 떨어지는 폭포 두 눈이 아찔하다
                 난간에 기대 지난 십 년을 돌이켜보며
                 앉아서 오로봉 뒤덮는 흰구름을 바라본다.

                 蕭蕭石徑蟠蒼松 山腰忽斷來悲風
                 坐寒欲作暮天雪 人靜似發山林鐘

                 落崖千古流寒玉 眩眼百丈飛長虹
                 倚欄深省十年夢 坐看雲呑五老峰


               후일 어사(御史)안국(安國)이 이 시를 보고 크게 칭찬하며 그

            곳에 걸려 있던 많은 사람들의 시를 모조리 뜯어버리고 이 한 편
            만을 남겨 두었다.그 후 그 도는 사방에 알려지지 못하였지만 시

            만은 세상에 널리 전해졌다.후학들은 보숭스님을 보고서 조심해
            야 할 것이다.제이(齊已)․관휴(貫休)는 그의 경지보다도 시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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