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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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曾用虎)가 스님의 풍모를 고상히 여겨 예의를 갖추고 토낭산 자
            수사(慈壽寺)의 주지로 초청하였으나 가지 않았다.스님은 ‘십불거

            (十不去)’라는 글을 지어 자신의 뜻을 나타낸 적이 있는데,맨 끝
            장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하였다.


                 열 번째 떠나지 않는 이유는

                 여기가 바로 제불의 국토이기 때문이니
                 설령 천자께서 조칙을 내린다 해도
                 일 만들 것 없다고 말해 주리라.
                 十不去止此 便爲諸佛土

                 假饒天子詔書來 向道不須生事故


               복제 진복(復齊陳宓)이 ‘지경(持敬)’이라는 두 글자의 뜻을 그에
            게 물으니,“경(敬),그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무엇 때문에 가질 지

            (持)를 더 쓰는가?”라고 답하였다.
               스님께서 입적하자,옥당 임희일(玉堂 林希逸)이 제문을 올렸는
            데 대략 다음과 같다.

               “육경(六經)이외에 이처럼 좋은 벗을 얻었노라.내 요사이 방
            (方)․유(劉)등과 함께 석실(石室)에 놀다가 늦게사 스님의 옛 집
            을 찾아가니 달빛이 맑게 흐르고 솔바람 소리 상쾌하여 어렴풋이

            나마 스님의 고매한 기상과 빼어난 운치를 그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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