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P. 15
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비유하자면 훌륭한 의원이 다루면
모든 초목이 약이 되지만 모르는 자는 손에 약을 쥐고서도 병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하겠다.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법이 불법 아닌 것이
없으므로 이치에 밝은 자가 이를 얻으면 모두가 세상에 전해지는 가르침
이 된다.덕이 있으면 말을 남기게 된다 함은 스님을 두고 이르는 말로
서 스님은 약과 병을 잘 아는 자이며,불법을 잘 말하는 자이다.
나와 스님과는 한 문중이라는 우의가 있으므로 비록 한 차례도 얼굴
을 마주한 적이 없었지만 그의 명성과 행적은 몇 년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으며,그가 대중을 감복시킬 만한 덕을 지녔고 세인을 가르칠 만한
말씀을 남겼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터이다.그러므로 말하지 않아
도 사람들은 믿어 의심치 않을 텐데 더구나 이 책의 내용은 모두가 있었
던 사실이다.사실을 통해 이치를 밝히고 가까운 일을 들어 먼 것을 가
리키는 법이니,이 책으로 당세를 유익하게 하고 끝없이 전해 주어야 한
다.
홍무(洪武)기사년(1389)여름 6월 승록사 좌선세(僧錄司 左善世)
홍도(弘道)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