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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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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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능엄경 관음원통품을 읽고 깨쳐/묘각사 정(淨)스님
호주(湖州)묘각사(妙覺寺)기당(期堂:明堂)의 정(淨)스님은 오
강(吳江)지방의 농부 아들이다.어려서 학문할 기회를 잃고 도첩
을 받은 후 묘봉 현(妙峰玄)스님을 찾아갔다.현스님은 중봉(中峰)
스님의 법제자이다.
‘부모가 낳기 이전엔 어느 것이 나의 본래 모습인가’를 참구하
도록 하였는데 정스님은 이를 30년 동안 계속하였으나 깨달은 바
없었다.그 후 명주 화엄사의 스님 조공(照公)이 호주에 와서 그와
함께 거처하게 되었는데 조스님이 그에게 능엄경 의 관음원통(觀
音圓通)한 품을 읽어보라고 권하였다.
어느 날 갑자기 ‘생멸(生滅)이 사라짐에 적멸(寂滅)이 실현[現
前]되도다’라는 구절에서 활짝 깨친 바 있어 온몸에 기쁨이 넘쳐
말을 할 수 없고 그저 춤을 췄던 것이다.이에 누군가가 중풍이
들었느냐고 하자 그는 “적멸(寂滅)이 실현되었다”고 대꾸하였다.
홍무(洪武)원년(1368)10월 25일 조스님에게 “11월 1일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