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P. 117
산암잡록 下 117
하니 스님은 이미 오른쪽으로 누워서 열반한 뒤였다.다비를 하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리가 나왔으며 칙명으로 경수사 곁에 스
님을 안장하고 그 위에 부도를 세웠으며 불일원명대사(佛日圓明大
師)라는 시호를 받았다.
3.궁궐에 나아가 불법을 논하다/경산사 묘고(妙高)스님
지원(至元)25(1288)년 봄,승통(僧統)양련 진가(楊輦眞迦)는 황
제의 칙명으로 강남 지방 교종과 선종의 여러 스님을 인솔하여
궁궐에 나아가 불법을 논하였다.황제가 선종에서는 무엇을 종지
로 삼느냐고 묻자,경산사 주지 묘고(妙高)스님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하였다.
“선이란 청정하고 지혜롭고 오묘하고 원만하여 그 바탕이 본래
공적(空寂)하니 견문각지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며,사량과 분별
(分別)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황제가 다시 물었다.
“선종의 조종(祖宗)과 후예를 모두 말하여 줄 수 있겠습니까?”
“ 선종의 조종과 후예는 석가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황금빛 나
는 한 송이 바라화(波羅花)를 들어 두루 대중에게 보이시자 그 당
시 가섭존자만이 미소지으시니 세존께서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
藏)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이 있는데 이를 가섭에게 부촉하노라’하
셨습니다.그 후 대대로 전해 내려오면서 보리달마에 이르렀는데
달마존자께서는 동쪽나라 이 중국에 대승의 근기가 있음을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