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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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인데 그날 이 세상을 떠나겠다”고 하였다.
               그날이 되자 목욕을 한 후 옷을 갈아입고 향 세 개를 올렸는데

            하나는 석가모니불에게,또 하나는 무량수보살에게,마지막 하나
            는 산주(山主)요공(了公)을 위한 것으로 요공은 스님의 은사스님
            이기 때문이다.그리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하였다.

               “내가 죽은 뒤 3일 만에 다비를 하고,7일 뒤에 뼈를 부수어라.
            뼈가 부서지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사람들은 모두 그 말을 이상하다 여겼는데 막상 뼈를 부수려고

            하자 뼈가 녹아 물같이 되면서 더운 기운이 없어지고 한 송이 영
            지(靈芝)가 되어 오색찬란한 광채가 영롱하였으며,두들겨 보니 소
            리가 울렸는데 조각을 한다거나 그림으로 그린다 해도 그처럼 만

            들지는 못할 것이다.영지는 지금까지도 묘각사의 기당(期堂)에 봉
            안되어 있다.





               2.해운 인간(海雲印簡)대사(大士)의 행장


               연경 경수사(慶壽寺)해운대사(海雲大士)는 법명이 인간(印簡),

            산서(山西)땅 사람이며 성은 송(宋)씨다.7세에 그의 아버지가

             효경(孝經)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을 가르치자 스님이 물었다.
               “연다[開]하는데 무슨 종(宗)을 연다는 것이며,밝힌다[明]는데
            무슨 의(義)를 밝힌다는 것입니까?”
               그의 아버지가 남달리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전계사(傳戒寺)

            안(顔)스님을 찾아뵈니 안스님은 그의 근기(根器)를 살피고자 석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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