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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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91


            武)임술년(1382)보월스님이 사씨에게 돈을 주고 산 것이다.
               또한 해회사(海會寺)에 지난날 안휘(顔輝)가 손수 그린 관음성

            상이 한 폭 있었는데 필력이 정묘하고 채색이 엄숙하면서도 아름
            다워 세상에 보기 드문 것이었다.원 지정(元 至正:1341~1367)
            연간에 성안에 사는 고씨(高氏)가 양황참법(梁皇懺法)의 예를 거행

            하면서 3일 동안 그 그림을 모셔다가 불단을 마련하였다.공양을
            끝마치고 모든 사람들이 흩어진 저녁 2경(二更)무렵 그 그림에서
            큰 빛이 쏟아져 집밖으로 뚫고 나갔다.저자 사람들은 불이 난 줄

            알고 불을 끄려고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그것은 그림에서 쏟아져
            내린 빛이었다.그 후 저씨(褚氏)와 장씨(張氏)가 불사를 거행한 후
            공양에 청하니 처음처럼 상서로운 빛이 났었다.

               청정법신은 일체 만물을 포섭한다.경에 이르기를,삼천대천세
            계에 겨자씨 만한 곳이라도 보살의 신명(身命)이 계시지 않는 곳

            은 없다고 하였다.중생에 응하여 모습을 나투시고 인연 따라 감
            응하니 어느 곳이라도 부처님이 계시는 곳 아닌 데가 없다.이를
            비유하자면 태양이 하늘에 떠서 강물 속에 그림자 비치면 보는

            사람마다 각기 하나의 태양이 그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과도 같다.
            불보살의 신비한 조화를 비교해 보면 어찌 그 차이가 만 배에 그

            치겠는가?
               이제 청동으로 만든 석가상과 관음의 그림을 보면 그 영검이
            이와 같으니 불상과 진신을 두 가지로 생각하여 깊은 공경심을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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