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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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89


            되었다.




               59.무정불성(無情佛性)에 관하여 논하다/경산 여암(如菴)장주



               경산 여암(如菴)장주는 태주(台州)위우현(委羽縣)사람으로,교
            학을 하다가 선공부로 들어왔다.침착하여 서두르지 않았으며,내

            전(內典:불경)과 외전(外典)에 널리 통달하고 자기 생사문제는 더
            욱 치밀하고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노년에는 천동산 왼편 산기슭에 은거하였는데,나는 지정(至正)

            갑신(1344)년에 그의 은거처를 찾아갔다.이야기를 나누던 중 무정
            물에 불성(佛性)이 있는지 유정물에 불성이 있는지에 언급하게 되
            자 이리저리 따지고 묻고 하다가 여암스님이 갑자기 말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교학하는 큰스님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무정 속에 본래 불성이 있는가,아니면 불성이 어디에나

            있어서 무정에도 막히지 않기 때문에 무정 속에 불성이 있다는
            것인가”하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급히 막으면서 말했다.
            “불성은 텅 비어 말과 명칭을 벗어나 있으니 있다 할 수도 없고

            없다 할 수도 없습니다.”그러자 여암스님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
            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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