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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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71
조과스님이 실오라기를 불어
시자는 깨치고 떠나갔네
그러나 말에 떨어지진 않았어도
이미 고정된 형식을 이루었네
천태산 마루턱의 저 구름과
안탕산 속의 나무숲을
이번 떠나는 길에 잘 헤아려 보고
그곳 주지의 이름일랑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라.
鳥窠吹布毛 侍者便悟去
雖不涉言詮 早已成露布
天台嶺上雲 雁宕山中樹
此去好商量 莫觸當頭諱
임종할 때 다시 게송을 지었다.
남[生]도 본래 남이 아니요
죽음 또한 죽음이 아니로다
비마스님은 나무집게를 만들어 가르쳤고
구지화상은 손가락을 바로 세웠었지.
生本不生 死亦非死
秘魔擎叉 俱胝竪指
내가 한번은 그에게 어떻게 해서 깨닫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