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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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75
一點靈光 照破天地
이 두 수의 게송은 사물을 빌려 이치를 밝힌 것으로서 모두 경
지에 이른 글이다.내가 이를 함께 기록하는 까닭은 그들의 지위
때문에 말까지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39.계적 원(啓迪元)스님의 출가와 저술
호성사(護聖寺)의 계적 원(啓迪元)스님은 임해(臨海)사람이다.
서생(書生)으로 있을 때 마을 보장사(寶藏寺)에 계시는 숙부 견(堅)
스님을 찾아갔다가 우연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수능엄경 을 보
게 되었다.‘산하대지는 모두가 묘명(妙明)한 진심(眞心)에서 나타
나는 것’이라는 구절에 이르러 책을 덮어두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참을 묵묵히 있은 후 스스로 긍정되는 점이 있어 부모에게 아
뢰고 출가를 허락받아 경산사 적조(寂照)스님에게 제자의 예를 드
렸다.스승을 위하여 두타행을 하였는데 갈수록 부지런히 닦았다.
세상에 나와 호성사의 주지가 되었으나 인연이 순탄하지 못하
여 동당(東堂)에 은거하면서 7년 동안 저서에 몰두하였다. 대보환
해(大普幻海) , 법운통략(法運通略) , 췌담(贅談) , 우설(疣說) ,
유석정화(儒釋精華), 대매산지(大梅山志) 등 모두 몇 권을 남
겼으며 불조대통부(佛祖大統賦) 를 짓기도 하였다.그러나 이 때
문에 폐결핵으로 입적하니,그의 나이 4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