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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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209


                “나와 스승과 무슨 원한이 있다고 여기느냐?”하였다.
                  보녕 인용(保寧仁勇)화상이 송하되 “이 간절함은 밖을 향해
                구하는 모습을 슬퍼하노니/지극히 친한 이를 어찌하여 원수같
                이 여기리오/처음부터 끝까지 온 얼굴에 부끄러움 없더니/다
                시 조산에게서 머리를 달라는 소리 들었네”하였으니,좋기는
                매우 좋으나 자연[風煙]을 지나치게 범했다.그대들은 천동이

                얼마나 면밀한가를 살펴보라.


               송고
               세상에 들어가지도 않고

               -세상 밖에 누웠구나!
               인연을 따르지도 않나니
               -독실함을 쌓아서 살림을 일구었다.

               겁호(劫壺)가 비는 곳에 가문에 전할 보배가 있다.
               -고양이가 방안에서 오줌을 싼다.
               백빈(白蘋)언덕에 바람이 섬세하니 가을 강이 저물고

               -맑고 비고 차고 담담하다.
               묵은 항포에 고깃배 돌아오니 한 떨기 저녁 연기더라.
               -눈길이 하늘 끝에 막히도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세상에 들어가지 않고 인연을 따르지도 않으니 뒤통수에서
                뺨을 본다 하겠고,전혀 세상과 왕래하지 않으니 “겁호가 비는
                곳에 가문에 전할 보배가 있다”한 것이다.동산이 그렇게 외

                치고 조산이 그렇게 화답하고 설봉이 그렇게 단정해 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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