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8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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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물으니,동산이 이르되 “내가 항상 이것에 대하여 간절했느
니라”하였다고 되어 있다.소산 광인(踈山匡仁)선사가 처음 동
산에게 묻되 “아직 있지 않은 말씀을 스님께서 보여주소서”하
니,소산이 이르되 “인낙할 수 없으니 긍정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하였다.소산이 다시 묻되 “간절히 할 수는 있습니
까?”하니,동산이 이르되 “그대는 지금 간절할 수 있겠는가?”
하매,소산이 대답하되 “간절할 수가 없다면 숨길 것도 없습니
다”하니 동산이 긍정하였다.나중에 그 승이 조산에게 묻되
“스승[先師]께서 이르시되 내가 항상 여기에 대하여 간절했다
하신 뜻이 무엇입니까?”하니,조산이 이르되 “내 머리가 필요
하거든 쪼개어 가거라”하였다.승이 또 설봉(雪峰)에게 물으니
설봉이 주장자로 입을 쥐어질러 때리면서 이르되 “나도 일찍이
동산에 간 적이 있느니라”하였다.
승천 전종(承天傳宗)이 이르되 “한 말씀에는 바다와 강이 평
온하고 맑아졌고,한 말씀에는 바람은 높고 달이 싸늘해졌고,
한 말씀에는 도적의 말을 타고 도적을 좇았으니 가려내 보라.
갑자기 어떤 납승이 나서서 이르기를 모두 그렇지 않다 하더라
도 그가 한쪽 눈은 갖추었다고 허락하리라”하였다.
약산 문하의 자손들은 겉으로는 보호하고 숨기는 법을 지키
면서도 근본을 좋아하기로는 대체로 같았으니,듣지 못했는가?
어떤 승이 석상에서 묻되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하니,석상이 이를 악물어 보였다.승이 알아듣지
못한 채 석상이 천화(遷化)하자 구봉에게 가서 묻되 “선사께서
이를 악무신 뜻이 무엇인가?”하니,구봉이 대답하되 “내가 차
라리 혀를 끊을지언정 나라님의 이름[國諱]은 범하지 않겠노
라”하였다.승이 다시 운개(雲蓋)에게 물으니,운개가 이르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