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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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7칙
                             운문의 자기[雲門自己]


















               수시
                   눈 밝은 사람은 구태의연한 틀[窠臼]에 빠지지 않는다.때로
                 는 고봉정상(孤峰頂上)에서 자욱하게 교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 속에 살면서도 발가벗은 듯이 반연을 털어 버리기도 한다.
                   홀연히 성난 아수라처럼 세 머리에 여섯 개의 팔을 나타내기
                 도 하고,갑자기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처럼 두루 자비의
                 광명을 놓아 포섭하며,한 티끌에서 일체의 몸을 나타내어 갖가
                 지의 인간들의 수준에 맞추어 주느라 흙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홀연히 향상의 구멍을 열어 젖히면 부처님의 눈으로도 엿보
                 지 못하며,설령 많은 성인이 출현한다 해도 반드시 3천 리 정
                 도나 거리가 멀다.
                   이를 함께 얻고 함께 깨친 자가 있느냐?거량해 보리라.


               본칙

               운문스님이 대중 법문을 하였다.
               “약과 병이 서로 딱딱 맞으니[相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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