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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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29
-딱 붙어 하나가 된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온 대지가 약이다.
-쓴 외는 뿌리까지 쓰다.반쪽만 열었다.
어느 것이 자기이겠느냐.”
-단 외는 꼭지까지 달다.어디에서 이런 (훌륭한)소식을 얻었을까?
평창
운문스님이 말하기를 “약과 병이 서로 딱딱 맞으니,온 대지
가 약이다.어느 것이 자기이겠느냐”고 하였는데,여러분은 이
말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하루종일 확실하게 천 길 벼랑 위에
서 있는 것처럼 하라.
덕산스님이 비오듯 방망이로 쳤고,임제스님이 우레처럼 일
할(一喝)을 질렀던 것은 그만두기로 하자.석가는 본래 석가이
고,미륵은 본래 미륵이다.이의 귀착점을 모르는 자는 늘상 약
과 병이 서로 딱 들어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존께서 49년 간 3배여 회 당면한 문제에 따라 설교하셨다.
이는 모두가 병에 따라 약을 베푼 것이다.이는 꿀처럼 단 과일
을 쓴 외와 바꾸는 것처럼,그대의 업근(業根)을 없애 주어 말
끔하고 고고하게 한 것이다.
“온 대지가 약이다”라고 하였는데 여러분은 어느 곳에 입을
대겠는가?입을 댈 수 있다면 그대들에게 몸을 비껴 숨을 쉴
수 있어 운문스님을 친견했다고 인정하겠노라.그대가 두리번
거리거나 주저한다면 입을 대려 해도 댈 수 없고 운문스님이
그대의 발밑에 있을 것이다.
“약과 병이 서로 딱딱 들어맞는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는
*治:澄자와 之자의 반절.다스린다[攻理]는 뜻.음은 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