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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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성과 같이 명사로 번역하면 ‘저절로’라는 뜻이 약화된다. 치열

            한 수행을 강조하는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수행무용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저절로’라는 말이 강조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단어

            를 바꾼 이유로 보인다. 『육조단경』의 여러 판본 중 이 구절을 성철스님
            과 같이 교정한 경우도 있다.



               【2-11-②】  自性이 具三身하야 發明成四智하나니 不離見聞緣하

               고 超然登佛地니라



               선문정로  자성이 법法·보報·화化의 3신三身을 구비하여서 발명發明하
               여 4지四智가 되나니, 견문의 반연攀緣을 이거離去하지 않고 초연히

               불지佛地에 등입登入하느니라.



               현대어역  자성이 3신을 갖추고 있어서 네 가지 지혜로 밝게 계발되는
               데, 보고 듣는 작용을 떠나지 않고 훌쩍 뛰어넘어 부처의 지위에 오

               른다.



            [해설]  『육조단경』의 문장이다. 자성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앞의
            인용문과 문맥상 연결된다. 자성이 법신, 보신, 화신의 3신불과 성소작

            지, 묘관찰지, 평등성지, 대원경지의 네 가지 지혜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생이 곧 부처라는 것을 바로 믿고 바로 보고 철저하게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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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면 그가 곧 부처님” 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인용이다.





             52   퇴옹성철(2015),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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