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3 - 정독 선문정로
P. 423
달하면 한밤중에 밝은 태양이 하늘을 뚫고 날아오르리라(疑到情忘心絕
處, 金烏夜半徹天飛.)”는 구절은 고봉스님의 게송에서 가져온 것이다. 원대
의 임제종은 17세 설암조흠→18세 고봉원묘→19세 석옥청공의 계보로
이어진다. 석옥스님은 고봉스님에게 3년간 공부하였고, 이후 고봉스님
의 안내로 급암종신스님에게 귀의하여 깨달았다. 그러므로 석옥스님에
게 공부한 태고스님이 그 윗대의 스승인 고봉스님의 게송을 인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봉스님의 원래 게송은 다음과 같다.
모든 현상이 하나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오직 성성하게 뜻을 붙여 화두의심하기를 귀히 여겨라.
화두의심으로 감정을 잊고 마음이 끊어진 자리에 도달하면,
밝은 태양이 한밤중에 하늘을 뚫고 날아오르리라. 246
고봉스님은 엄정하고 철저한 공부로 당시의 선문을 이끌었다. 이 시
를 인용한 태고스님 역시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는 공부의 길을 스
스로 걸었고 그것으로 후학을 이끌었다. 성철스님은 그러한 철저한 공
부의 모델로서 태고스님의 가르침을 인용한 것이다.
【8-10】 工夫가 旣到動靜無間하며 寤寐恒一하야 觸不散蕩不失
하야 如狗子見熱油鐺相似하야 要䑛又䑛不得하며 要捨又捨不得
時에 作麼生合殺오
『
246 高峰原妙禪師禪要』(X70, p.709c), “萬法歸一一何歸, 只貴惺惺著意疑. 疑到情忘
心絕處, 金烏夜半徹天飛.
제8장 오매일여 · 423